1. 정의

청신경 종양은 전정신경종 Acoustic tumor(NEUROMA), 전정신경초종 Vestibular schwannoma, neurilemmoma이라고도 하는데, 제 8 뇌신경에 생기는 양성(즉 악성 암이 아닌) 종양(혹)을 말합니다.
인체에는 12개의 뇌신경이 있는데 8번째 뇌신경은 듣는 기능(청각)을 담당하는 청신경과 몸의 평형을 감지(전정감각)하는 전정신경으로 구성됩니다. 청신경 종양은 실제로는 청신경이 아니라 대부분 전정신경을 싸고 있는 막에서 발생합니다.
내이(속귀)에서 뇌의 밑부분, 즉 뇌간까지 가는 도중 8번 뇌신경은 측두골(귀뼈)의 좁은 통로인 내이도를 지나는데 이 안에는 제 7 뇌신경, 즉 안면신경(안면의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이 함께 지나갑니다.

종양이 내이도 안의 신경 부분에서 생기는 경우 종양이 커지면서 전정신경은 물론 주위의 청신경, 또는 안면신경을 압박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초기에 이명증, 청력감소, 현기증, 안면마비 등의 증세를 유발합니다. 그러나 내이도의 밖에서 생기는 경우에는 종양이 상당히 커질 때까지 특이한 증세를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증세가 없는 경우를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약 2.4%가 청신경 종양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증세를 나타내는 경우는 보고에 따라 다양하여 많게는 일년에 3500명의 인구 중 한 명에서 생긴다고 하고 적게는 일년에 백만명 중 5명에서 생긴다고 합니다.
청신경종의 빈도는 평균 인구 1,000명당 1명의 꼴로 발생합니다. 남자보다는 여자에 좀더 많고 대개 30대에서 60대 사이의 연령에서 발견됩니다.

2. 증상

한쪽 귀가 점차 들리지 않게 되고 이명(귀울림)이 동반됩니다. 이는 종양이 커지며 청신경을 압박하여 나타나는 증세입니다. 청력감소의 유형을 크게 고막이나 중이의 염증 등에 의해 생기는 전음성난청과 내이(와우, 달팽이관)나 청신경의 이상에 의한 감각신경성난청으로 구분한다면 청신경 종양에서 오는 청력감소는 후자로 구분됩니다.
일반적으로 청력이 떨어지면 말소리를 구분하기가 어려워지지만 청신경 종양에 의한 경우에는 청력감소의 정도에 비해 말소리, 즉 언어 판별이 심하게 어려워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청력감소가 처음에는 심하지 않고 대개 조금씩 진행되며 통증도 없으므로 이를 무시하고 지내다가 난청이 심해지고 종양도 매우 커져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 10%정도는 갑작스럽게 귀가 안들리는 돌발성난청이 되어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종양이 청신경을 압박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고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압박하여 난청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환자에 따라서는 귀에 감각이상이나 귀가 먹먹한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종양이 조기에 커지는 경우는 현기증이나 평형장애가 생깁니다. 이는 종양이 전정신경 자체에서 생기고 전정신경을 압박하여 생깁니다. 그러나 인체의 중추신경은 한 쪽의 전정신경의 장애에 의한 전정기능 악화를 보상하는 능력이 있어 현기증이나 평형장애는 대개 회복되고 지속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종양이 커져서 주위에 있는 삼차신경을 압박하는 경우에는 안면의 감각이 저하되거나 얼굴이 저린 느낌이 생기기도 합니다. 종양이 아주 커지면 뇌를 압박하고 뇌압을 상승시켜 두통이 오고 몸의 균형을 못잡고 똑바로 걷기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3. 원인,병태 생리

원인은 대부분의 경우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신경섬유종증(neurofibromatosis) 환자의 일부인 제 2 형(NFII)에서는 청신경 종양이 양측으로 생기는데 이 경우에는 유전적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진단

우선은 자세한 병력조사로 한쪽 귀의 진행성 감각신경성난청, 지속적인 이명증, 심하지는 않으나 두통이 있을 수 있으며 지속적인 현기증이나 평형감각이상 등이 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기본적인 청력검사(순음청력검사, 어음청력검사)를 시행하여 한쪽 귀의 진행성인 감각신경성난청을 확인하고, 청신경의 기능을 평가하는 뇌파청력검사(청성뇌간유발전위검사, ABR, BERA)를 시행하여 양측의 차이가 유의한지 확인합니다.
측두골의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시행하여 종양이 잘 보이는 내이도 부위의 뼈의 변화와 종양의 여부를 확인합니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종양이 어느 정도 커져야 확인이 됩니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는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이 자기장 안에서 보이는 신호를 측정하여 영상을 얻는 검사입니다. CT가 주로 인체의 뼈를 보는데 유리한 검사라고 한다면 MRI는 뼈가 아닌 연조직의 미세한 변화를 측정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MRI는 다른 검사와 달리 종양이 3mm정도로 매우 작은 경우에도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청신경 종양의 진단에서 조기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크기가 작은 종양일수록 수술 후 청력보존이나 안면신경보존 등의 치료의 결과가 좋고 합병증이 적기 때문입니다.

5. 경과,예후

청신경 종양은 대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커집니다. 초기에는 청각신경이나 전정신경을 눌러 증세를 나타내다가 더 커지면 안면신경을 누르고, 더욱 커져 소뇌교각(소뇌와 뇌간의 경계부위)까지 다다르면 소뇌나 뇌간을 누르게 됩니다.
소뇌나 뇌간은 인체가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기능, 즉 호흡, 삼키는 기능, 발성, 몸의 평형 등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입니다.
종양이 커지면 뇌압이 높아져서 이에 따른 증세가 나타나고 뇌간을 심하게 누르는 경우 호흡정지와 뇌기능 마비 등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종양은 계속 커지는 것이 특징이지만 모든 경우에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르기까지 종양이 커지는 것은 아니며, 일부의 청신경 종양은 발견된 이후에 커지지 않고 계속 같은 크기를 유지하거나 드물게는 작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종양이 성장하는 평균 속도는 1년에 2mm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6. 합병증

청력감소, 이명(귀울림), 현기증, 안면이나 귀의 감각이상, 안면마비 등의 증세가 올 수 있습니다. 종양이 커진 경우에는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데 보행장애, 성대마비, 연하(삼키는 기능)장애, 호흡조절 이상, 두통, 의식장애 등이 나타나며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으면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7. 치료

1. 정기적인 관찰
   청신경 종양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종양이 너무 작아서 청력감소나 현기증의 증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청신경 종양은 양성 종양이고 주위 신경의 압박에 의한 증세를 일으키므로 환자에 따라서는 일정 기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고 정기적인 관찰만 하기도 합니다.
   노인에서 작은 종양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급성 증세만 없으면 종양의 커지는 정도를 정기적으로 측정하며 기다려 볼 수도 있습니다.
   종양이 환자의 예상 수명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보일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MRI를 검사하여 종양의 크기를 비교합니다. 이 경우 종양이 커지지 않으면 관찰을 계속하고, 종양이 커지는 것으로 판단되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2. 수술적 치료
   대부분의 양성 종양과 마찬가지로 청신경 종양도 수술적 치료가 기본입니다. 수술의 원칙은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지만 경우에 따라서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종양이 커서 완전제거를 시도하다가는 주위의 중요한 구조를 다쳐 청력을 잃거나 안면마비가 오고 또는 뇌간의 중요한 기능을 잃을 수 있는 경우에는 일부분만 제거하게 됩니다. 이 경우 수술 후에 정기적으로 MRI로 검사하여 남아 있는 종양이 커지지 않으면 그대로 두고 만약에 종양이 커지는 경우에는 재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미세수술의 기술과 수술을 돕는 여러가지 기계가 발달함에 따라 합병증을 최소화하며 청신경종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합병증의 가능성을 가지고도 수술을 하는 이유는 수술을 통한 종양의 완전한 제거가 청신경 종양을 "완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수술중 주위의 구조를 다치는 경우가 많이 줄었고 수술 후에 사망하는 경우도 매우 드물게 되었습니다.
   수술 방법은 종양의 크기와 위치, 청력감소의 정도, 집도의사의 선호 등에 의하여 다음의 세 가지 방법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종양이 매우 작고 청력감소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청력을 보존하면서 종양을 제거하기 위하여 중두개와수술법(middle fossa approach)을 이용합니다.
   종양이 비교적 크고 뇌간에 가까이 위치하는 경우에는 후횡정맥수술법(retrosigmoid approach)을 이용합니다. 이러한 두 가지 방법의 장점은 수술하는 귀에 남아 있는 청력을 보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종양에 의하여 청력감소가 심하게 된 경우에는 경미로수술법(translabyrinthine apporach)을 이용하는데 이 방법은 종양을 제거할 때 귀뒷뼈(유양동)를 통하여 내이미로를 갈아 없애고 두개속의 종양을 직접 제거함으로써 후두개속의 소뇌를 당길 필요가 없이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종양의 제거에는 어떤 방법이 제일 좋다고 할 수는 없으며 환자의 상태와 의사의 경험이나 종양의 상태에 따라서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수술 후에는 1-2일간 중환자실에 있게 되며 이 동안 의식이 잘 회복되는지, 뇌척수액이 새지는 않는지 또는 뇌막염이 생기지는 않는지 집중적인 감시와 치료를 받게 됩니다.

3. 방사선 치료
   원래 방사선 치료라 함은 3주에서 6주정도 여러 번에 나누어서 시행하지만 청신경 종양에 대한 방사선 치료는 이와 달리 작은 범위에 비교적 강한 방사선을 일회에 투여합니다.
   이로 인하여 주위의 뇌와 신경 조직에 최소한으로 영향을 끼치며 종양을 없애거나 성장을 막습니다. 이러한 치료를 기존의 방사선 치료와 구분하기 위해 일부에서는 "방사선수술(radiosurgery)"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방사선을 방출하는 것은 코발트(cobalt)와 선형가속기(linear accelerator)가 사용됩니다. 코발트는 감마선(gamma ray)를 방출하여 이를 이용한 치료를 "감마나이프(gamma knife)"라고도 합니다. 선형가속기에서는 엑스선(X-ray)이 방출되고 이는 라이낙(LINAC)이라고 부릅니다.
   방사선 치료는 종양 세포를 바로 죽이는 것은 아니며 대개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죽게 만듭니다. 이로 인하여 90% 이상에서는 종양이 성장을 멈추게 되고 일부에서는 크기가 줄어들기도 하지만 종양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때로는 안면마비, 난청, 어지러움, 두통 등의 합병증이 생깁니다.
   치료 후에는 정기적인 검사가 꼭 필요한데 그 이유는 5%에서 10% 정도에서 다시 종양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신적인 건강 상태가 수술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경우나 노인에서는 방사선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8. 예방법

청신경종 발생에 대한 예방법은 없습니다. 한쪽 귀가 잘 안들리고 이명이 있으며 서서히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청신경 종양을 감별하기 위한 검사를 꼭 하도록 하십시오. 청신경 종양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종양의 크기이므로 조기 발견을 통해 조기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9. 이럴땐 의사에게

한쪽 귀가 잘 안들리고 이명이 있으며 서서히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청신경 종양을 감별하기 위해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